어제(4월 2일) 코스피가 하루 만에 4.9%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발언이 시장을 뒤흔든 건데, 하루가 지난 오늘(4월 3일) 코스피는 5,377.30포인트로 143포인트 넘게 반등하고 있다. 급락 다음 날 반등 자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런데 종목별로 들여다보면 반등 폭이 천차만별이더라. 어떤 종목은 5%대 회복에 그치고, 어떤 종목은 15%씩 뛰었다. 그래서 오늘 유독 크게 오른 종목들을 쭉 정리해봤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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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률 상위, 숫자부터 보자

오늘 장에서 눈에 띄게 반등한 종목들의 등락률을 보면 이렇다. 삼성엔지니어링이 +15.53%로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 중이다. 40,550원까지 올랐다. 그 뒤를 한화솔루션(+9.69%, 39,050원)과 LIG넥스원(+9.69%, 860,000원)이 나란히 따르고 있다. 삼성전기도 +9.35%로 456,000원, HD현대중공업이 +9.23%에 479,500원이다.

한화오션(+7.29%, 128,000원), 포스코인터내셔널(+7.04%, 85,100원), HD한국조선해양(+6.99%, 375,000원)도 7% 안팎의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5.54%로 876,000원인데, 다른 종목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반등 폭이 작은 편이다.

방산·조선이 유독 강한 이유

군함이 정박해 있는 조선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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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리스트를 쭉 보면 패턴이 보인다. LIG넥스원, 한화오션, 한화솔루션 같은 방산 관련주, 그리고 HD현대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 같은 조선주가 상위권에 대거 포진해 있다. 단순히 어제 빠진 만큼 되돌리는 '기술적 반등'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트럼프의 이란 공격 발언이 시장 전체를 끌어내린 건 맞지만, 역설적으로 그 발언이 방산·조선 섹터에는 중장기 수혜 기대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커지면 글로벌 방위비 지출이 늘어나고, 해군력 증강 수요도 따라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한국 방산·조선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수주를 쓸어담고 있는 상황이라, 이런 지정학 이벤트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다.

특히 LIG넥스원은 미사일·방공 시스템 쪽 핵심 업체인데, 이란 관련 긴장이 고조될수록 방공 수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는 구조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역시 해군 함정 건조 수주가 이어지고 있어서 지정학 이슈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1등인 건 좀 의외다

중동 사막 위 대규모 플랜트 건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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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상승률 1위가 삼성엔지니어링(+15.53%)이라는 건 좀 의외일 수 있다. 방산주도 아니고 조선주도 아닌데 왜 가장 많이 올랐을까.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 지역 플랜트 건설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회사다. 이란 리스크가 부각되면 중동 산유국들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오히려 가속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고 보면 된다.

중동 긴장이 높아지면 산유국들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정유·가스 플랜트 발주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 UAE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이력이 있으니, 시장이 이런 시나리오를 선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물론 하루 만에 15%가 오른 건 과한 측면도 있어서, 단기 되돌림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SK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조용한 이유

반면 SK하이닉스는 +5.54%로 상승률 하위권이다. 876,000원이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다른 종목들이 7~15%씩 뛸 때 5%대는 확실히 약한 편이다. 이건 반도체 업종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이란 지정학 리스크가 반도체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AI 반도체 수요, HBM(고대역폭메모리) 출하량 같은 기술 사이클에 더 민감하게 움직인다. 어제 시장 전체가 빠지면서 같이 밀렸지만, 오늘 반등 과정에서는 지정학 수혜 테마에 해당하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힘이 덜한 거다. 이건 SK하이닉스가 나빠서가 아니라, 오늘 장의 성격이 '지정학 수혜주 중심 반등'이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반도체 웨이퍼 클로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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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 반등장에서 읽어야 할 것

급락 다음 날 반등은 자주 있는 일이다. 중요한 건 "무엇이 얼마나 반등하느냐"다. 오늘처럼 방산·조선·중동 인프라 관련주가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도는 반등을 보인다는 건, 시장이 이란 이슈를 단기 노이즈가 아니라 중기적인 테마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다만 하루짜리 등락률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긴 이르다. 어제 급락 폭 대비 오늘 반등 폭을 따져보면 코스피 전체로는 아직 어제 낙폭을 다 만회하지 못한 상태다. 이란 상황이 실제 군사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외교적 해법이 나오는지에 따라 시장 방향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오늘의 반등 종목 리스트는 "시장이 지금 무엇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보면 된다. 방산과 조선, 중동 인프라 — 이 세 키워드는 당분간 계속 지켜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