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대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에서 연쇄 폭발이 발생했다. 미군의 군사시설 공격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태로 중동 전운이 최고조에 달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부상하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동 석유 시설 화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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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그섬 폭발과 호르무즈 해협, 에너지 공급망 비상

오늘 시장을 지배한 키워드는 단연 '하르그섬'이다. 이란 전체 석유 수출량의 약 90%가 경유하는 이 섬의 군사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급격히 커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중동 밖까지 보복하겠다"고 경고했고, 최고지도자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의식불명설까지 겹치며 이란 내부 정세도 안갯속이다.

호르무즈 해협 상황도 심각하다. 카타르는 "전쟁이 통제불능 시점에 가까워졌다"며 해협 개방을 촉구했고, 실제로 한국 선박 여러 척이 호르무즈에 발이 묶여 보험료만 매주 수억 원씩 불어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리품은 승자의 몫"이라며 이란 석유와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에 노골적 관심을 드러냈다. 전쟁의 목적 자체가 자원 확보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이 와중에 구리 가격은 중국 수요 증가 전망에 톤당 12,424달러까지 올랐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뛰면서 한국 수입 물가에 이중 부담이 가해지는 구조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연 3.754%로 상승했는데, 전쟁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수요보다 인플레이션 우려 쪽으로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코스피 5,494 상승 마감, 방산주 강세 속 섹터 차별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ODEX 방산)

서울 여의도 증권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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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가 극대화된 상황에서도 코스피는 전일 대비 44.45포인트 오른 5,494.78로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10.64포인트 상승한 1,036.73을 기록했다. 전쟁 장기화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공포 매도' 단계를 지나 섹터별 차별화 장세로 전환된 모양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방산주다. 중동 군비 확대 수혜 기대감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방산 종목이 강세를 보였다. 관련 ETF로는 KODEX 방산 ETF 등이 같은 맥락에서 주목받는 구간이다. 반면 엔터테인먼트와 소비재 섹터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 해당 업종을 직격한 셈이다. 소비재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방산과 에너지 쪽으로 쏠리는 전형적인 섹터 로테이션(업종 간 순환매)이 나타나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 2금융권까지 전방위 확산 (단위농협·새마을금고 대출 중단)

정부의 가계부채 옥죄기가 2금융권까지 본격 확산되고 있다. 단위농협이 비조합원·준조합원 대상 가계대출을 중단했고, 새마을금고도 사실상 대출 중단 상태에 들어갔다. 상호금융 전반에 '대출 조이기'가 퍼지는 양상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2금융권 중금리대출(은행보다 금리가 높지만 고금리 대부업보다는 낮은 대출)에는 총량 규제 예외를 두기로 해, 서민 금융 접근성이 완전히 막히는 것은 방지하려는 모습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지방은행 카드 연체율이 4.1%까지 치솟는 등 가계 재무 건전성에 이미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서민층 자금 경색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 규제 여파가 지역 전세시장을 흔들고 있다. 정부의 "살지 않는 집은 팔라"는 기조에 전세보증 차단까지 더해지면서 다주택자들의 매도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6월 전까지 매도하지 않으면 양도세 중과(최대 50%)가 적용되기 때문에, 향후 두 달간 매물 출회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유가발 물가 상승,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전망)

주유소 기름값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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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의 가장 직접적인 타격은 물가다. 원유 가격 급등이 휘발유·경유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물류비와 생산원가를 끌어올리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에너지 가격과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국면에서 소비자 체감 물가는 더 빠르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도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쟁 장기화로 수출 환경이 불투명해지는 가운데 수입 물가까지 상승하면,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진행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보다 동결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전쟁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살아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면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 시중 유동성 확대 → 수요 증가 → 물가 추가 상승이라는 경로가 열리는 만큼, 당분간 통화정책의 선택지가 좁아진 셈이다.

내일 주목할 변수: 이란 보복 경고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여부

이란 혁명수비대의 보복 경고가 구체화되는지 여부가 최대 변수다. 하르그섬 피해 규모에 따라 글로벌 유가가 추가 급등할 수 있고,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여부도 한국 해운·에너지 업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는 가계대출 규제 세부 시행 방안 발표 일정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