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2주 휴전, 호르무즈 재개방에 시장 전체가 안도 랠리

40일간 이어진 중동 전쟁의 긴장이 극적으로 풀렸다.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하면서 봉쇄됐던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이 다시 통과하기 시작했고, 국제유가는 장중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377포인트 급등하며 5,872선을 회복했고, 건설·반도체·금융 등 거의 모든 업종이 동반 상승하는 전방위 랠리가 펼쳐졌다.

뉴욕 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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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국제유가 급락

휴전 합의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보장이다. 글로벌 원유 수송의 주요 통로인 이 해협이 40일간 사실상 봉쇄되면서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왔는데, 휴전 발표 직후 선박 2척이 해협을 통과하면서 시장 심리가 급반전했다. 다수 외신에 따르면 국제유가(WTI 기준)는 장중 한때 19~20% 가까이 급락한 것으로 보도됐다.

다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미국은 "완전 개방"을 주장하는 반면, 이란은 "통제권 지속"을 선언하며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는 여전히 약 2,000척의 선박이 정박 중이며, 이란이 사실상의 '통행료'를 부과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휴전 기간이 2주에 불과한 만큼, 종전이 아닌 일시적 소강 국면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내 증시: 코스피 377포인트 폭등, 건설·반도체·증권 전방위 강세

코스피는 전일 대비 377.56포인트 급등한 5,872.34로 마감했다. 코스닥도 53.12포인트(약 5.1%) 오른 1,089.85를 기록하며, 양 시장 모두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중동 전쟁 기간 동안 누적된 낙폭을 하루 만에 상당 부분 되돌린 셈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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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 보면 건설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이 상한가에 근접하는 급등세를 보였고, 삼성물산과 삼성E&A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유가 급락에 따른 원자재 비용 하락 기대와 중동 지역 복구 수요 기대감이 겹친 결과로 보인다.

반도체 업종도 크게 올랐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한미반도체 등 주요 종목이 일제히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된 영향이다. 증권주도 강세였는데, 키움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 등 대형사가 큰 폭으로 뛰었다.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에너지 관련주로는 한국전력과 한전기술이 눈에 띈다. 유가 하락은 곧 발전 연료비 감소를 의미하므로, 한전의 수익성 개선 기대가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정책: 가계대출 증가 전환, '빚투' 재점화 우려

3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수조 원 규모로 증가하며 수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도됐다. 주택담보대출은 규제 효과로 둔화됐지만, 신용대출과 기타대출이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이다. 특히 증시 급락기에 저가 매수를 노린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규제의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 주담대(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농협·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 집단대출이 늘고, 고금리 2금융 신용대출로 내몰리는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애최초 주택 구매 실적이 반토막 난 것도 대출 문턱이 높아진 영향이다.

생활 경제: 유가 급락 효과, 주유소 반영까지는 2~3주 소요

주유소 기름값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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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급락했지만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2~3주가 걸린다. 정부는 현재 고유가에 대응해 시행 중인 '최고가격제'의 3차 적용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가 이 수준에서 안정된다면 최고가격제를 유지할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한은 총재 후보자인 신현송 BIS(국제결제은행) 경제자문역은 인사청문 과정에서 "한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다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일 주목할 것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개방 속도가 핵심 변수다. 오늘 2척이 통과했지만, 이란의 '통제권' 주장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되느냐에 따라 유가와 글로벌 물류비의 향방이 갈린다. 휴전 합의 이후 미국과 이란 양측의 후속 발언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는 오늘의 급등이 단순한 기술적 반등인지, 추세 전환의 시작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외국인·기관의 후속 매수세가 이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